얼마 전 서점에 들러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을 사왔다.

오래 전에 구입했었는데 완독하지 못한 채 두었다가

어디론가 사라진 서적이다.

그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최근 문득 들었다.

이유는 요즈음 이것저것이 조심스럽기도 하고,

어제 들려온 한 복음주의 목자의 소천을 접해서였다. 

그래서 나는 사무실 모니터의 오른쪽 상단에

 '나는 틀릴 수 있다 - I may be wrong!' 을 써붙이고 지낸다.

나는 틀릴 수 있다.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그러나 그 틀릴 수 있음을 두려워해서야 겠는가.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할 때 그 틀림은 조금씩 줄어가고 교정되어 가는 것! 

어쩌면 그것은 내 삶의 여정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용조 목사의 임종을 지켜본 그의 친구 이동원 목사가

'그는 정녕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고 뒷모습을 짤막한 언어로 전했다.

예배 때 사제복을 입지 않은 채 평신도와 함께 앞줄에 앉아 있다가

강단에 오르던 소탈한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나님이 病(간암) 이라는 고난의 풀무불에 집어넣어 자신을 연단하자,

감사하며 그 병을 데리고 설교했던 그 분의 노고와

완주에 머리를 숙인다

아랑곳하지 않고 비는 또 내린다.

나는 틀릴 수 있으므로 곧 나는 틀리지 않을 수 있음을 새기면서

소천 하루 전에 행한 그의 최후 설교를 들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