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서 증자가 말하기를,

"뜻 있는 사람은 마음이 크고 뜻이 굳어야 한다.

맡은 일은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 고 하였다.

하루를 살아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

더욱이 위정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되 민첩하고 총괄하되 치밀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권좌에 앉게 되면 백성을 잘 살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막상 권좌에 앉으면 자기만 잘 살지

백성이 잘 살게 되는 것이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권이 바뀌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이런 역사를 잘 아는 톨스토이가 <국가는 폭력이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을 돕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스스로 착한 삶을 사는 것이다.'

권력자란 권력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보다 악행을 저지르기 쉽다.

그러므로 권력은 흠이 없고 욕심 없는 사람에 맡겨져야,

적어도 해롭지 않을 수 있고 그나마 유익할 수 있다.

공자가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반드시 다가오는 근심이

있다고 했다. 죽음이 내 앞에 닥쳐도 살려 달라며 호들갑 떨지 않고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라고 할 이가 요즈음 어디 있겠는가. 

제왕만이 하나님의 아들인 천자(天子)인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이니 길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탐진치 삼독의 본성을 지닌 제나의 욕망을 꼭꼭 밟아가며 

길을 걷는 이야말로 

이 나라 위정자의 자격을 갖춘 이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