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영이시니 인간의 눈으로 어찌 볼 수 있겠는가.

장자도 저 얼(하나님의 생명)은 느껴지고 믿어지나 함이 없고 꼴이 없다 하였다.

그러나 예수가 하나님은 진리요 참이라 하셨으니 

그 모습을 짐작해 볼 수야 있지 않겠는가.  

나는 하나님은 크시기에 허공으로 혹은 우주의 모습으로

스케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허공도 우주도 하나님의 뜻이 있어 드러냈기 때문이다.

허공과 물체에서는 허공이 실체이고 물체가 변태이다.

스피노자의 자연신이 실체와 양태라고 하였을 때도 실체가 성령이고 양태가 물질이다.

스피노자가 석가와 장자처럼 허공을 언급하지는 못하였으나, 성령을 실체로 보고

물질인 양태를 성령의 변태로 봄으로써 유일신관에 이르렀다.

나는 스피노자의 범신과 예수의 영신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스케치해 본다면 그 분은 해안이 없어 무한하고

해저도 없는 심연의 허공 바다에 1천억개가 넘는 별무리로 된 1천억개의

별구름 덩어리가 유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달리 비유하면 무한심연의 중심만 있고 둘레 없는 공 안에,

무수한 별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생겼다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금세기 위대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역저 '위대한 설계'에서 이 우주와 만물은

신 없이도 저절로 이뤄지는 물리현상이라고 주장하지만,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

무한심연의 허공을 생각할  때 나라는 존재는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공포의 전율이 아니라 환희의 전율이다.

밤하늘 고향의 샘물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 무한심연 하나님의 전지와 전능이 예로부터 하나의 화두가 되어 왔다.

인간 세상은 너무도 모순투성이라 전지 전능한 하나님의 실패작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구약성서에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낸 것을 후회하면서

홍수로 멸망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지 전능한 하나님께는 후회 같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토인비조차도 하나님의 전능을 믿으려 하지 않았고 칼 융은 하나님의 전지를 의심하였지만,

이 무한우주 유한우주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무극 태극의 우주를 내는 것은 전지 전능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기에 무한심연 그 허공의 모습으로도

우리 곁에 살며시 다가와 앉으신다.

밤새 주무시지 않고 이 겨울밤 우리의 이야기를 꼬치꼬치

들으시고 응답하신다. 지금은 비록 희미하게 보이나 하나님 나를 아시니,

몸을 벗는 그 날엔 나도 밝게 뵈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