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기 전에 둘째 아들 황이를 데리고 산책을 합니다.

특정 주제를 갖고 집 둘레며 이어진 공원을 걷기도 하지만,

말없이 돌기도 합니다.

어제는 황이에게 어떻게 살고프냐 물으니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콩코드 강가의 삶을

염두에 둔 대답이었습니다.

"그럼 아빠는?" 되묻길래 

나도 그 무엇에 메이지 않는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얼마 전 인천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두 권의 책이

자유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일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생각버리기연습'과

김연수 선생의 '내 밖의 나' 인데, 우리들의 일상과 깨달음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게 해주는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우리를 지배하는 쓸데없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김연수는 우리가 만들어 낸 

생각상자 속에 갇혀 살며

그 생각상자가 나라 여기지 말고 지금 여기에 활짝 깨어서, 

텅비어 있으되 충만하여 그저 무엇으로도 나타날

우리의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나의 삶의 여정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김교신의 고백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은 소원으로 말할진대 

백두산 차일봉 정상에 집을 짓고, 개마고원에 화초를 심고,

동해에 양어를 하면서 만주벌판에 채마밭을 두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신세임에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고향 해남으로 돌아가면 봉혜와 살 작은 집을

손수 짓고 싶습니다. 오랜 비바람에도 그 자리를 지킨 대숲이

있는 곳이라면 좋겠습니다.

내 아버지처럼 산밭을 일궈, 활이 황이네와 몇몇 친구집에

보낼 작은 농사도 지을 것입니다 .

개울에 물고기 퍼득이는 소리 들리는 밝은 달밤,

삶은 감자를 먹으며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매임없는 너무 큰 자유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