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CEO STORY 코너가 있어서 이틀에 한번 혹은 삼일에 한 번씩은

글을 쓰게 됩니다. 노산 이은상 선생님의 지적처럼 뼈가 있는 글이 되도록 

나름 애를 쓰고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짧게 쓰는 글이라지만 평소 생각을 다듬고 정리하는 바가 없으면 쓰기 어려워,

유익하고 다행입니다. 오늘은 두 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 압니까. 훗날 몇 남은 평민 역사의 기록으로 보존될런지도.

꼭 그런 꿈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나의 하루가 이러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버릇처럼 봉혜와 황이가 마루에서 아침 늦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봉혜를 졸라 산 등산용 새 옷을 꺼내 입고 두툼한 점퍼를 둘러입은 후

봉제산을 올랐습니다.

동춘초등학교로 축구를 하러 나설 시각인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느껴 산으로 향한 것입니다. 좋은 컨디션과 충분한 준비운동없이 달려들었다가

크게 다쳤던 지난 겨울의 기억도 한몫 했습니다.

청솔모의 솔방울 긁는 소리에 겨울 봉제산이 더욱 차갑게 느껴집니다.

한 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봉제산을 내려와서는 어김없이 이불을 털었습니다.

노란색 잠수정을 기다리는 유치원 친구들이 없는 것 말고는

나의 매일 아침풍경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제 저녁 새로 입힌 베게 솜 때문에 묵직한 소리를 내며 베게 먼지가 털립니다.

손수 찧어 겨울이면 어김없이 보내오는 김해어머니의 떡국에 멸치 국물을

내는 사이,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문을 열면 맞바람이 치는 구조라 

차가운 바람이 방안을 급습합니다.

커피를 마시며 내일 인천 문인협회로부터 인천문학상을 받을 

이성률 시인의 동화모음집 "엄만 내가 필요해!"를 읽었습니다. 

그의 쓴 동화들마다 아련히 함께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릅니다.

유난히 삶의 아픔이 컸고 많았던 사람이라 동화마다 그의 따뜻한 마음과

향기가 녹아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동화작가로의 성장을 흐믓해하고

그의 문학의 대성을 기대합니다.

바깥의 추운 날씨와는 달리 방안에 든 따듯한 햇살에 낮잠을 청했습니다.

작지만 생활 속에서 누리는 참 조용한 행복입니다.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와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의 주일설교를

인터넷으로 청해 듣고, 그동안 게을리 했던 요한복음서도 읽었습니다.

점심을 쪽사과로 대신하고,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기 전 제자들에게 당부했던

보혜사 성령의 부분을 '예수의 유언'이란 제하로 스토리에 올렸습니다.

봉혜가 놓친 드라마시청이 끝나기를 기다려, 지난 주말 주문해 논 

황이 옷을 찾으러 롯데백화점에 들르고, 교보문고에서 미뤄놓은 책도 한 권 샀습니다.

얼큰한 짬봉국물이 생각난다는 봉혜와 황이를 태우고, 송도의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짬뽕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이마트에 들러 저녁장을 보고 돌아오니 해가 저뭅니다.

해외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하이라이트를 점검하고, 개그콘서트 시청을 마치니

벌써 22시 25분입니다. 22시30분에는 볼턴윈더러스 이청용의 경기가 기작됩니다.

특별할 것도 없을 나의 휴일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