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아직 날씨는 차갑지만

산책길의 잔설이 여기저기서 녹아내립니다. 

지난 주 문고에 들러 구입한 정찬주 작가의 혜암스님 화두집을

재미있고 맛있는 여행처럼 넘겼습니다.  

혜암은 기독교와 예수를 잘 아는 선사입니다.

궁금해했던 불교의 공(空), 환(幻) 사상에 대해 일말 알게 되었습니다.   

죽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말씀할 때에는

이미 기독교를 넘어선 분이라는 생각에 목이 메입니다. 

책장에 넣기 전 혜암의 가르침을 적어 봅니다.  

조그마한 허망한 나를 버리면 시방세계가 다 나로 변해 버립니다.

내가 나를 내세우니까 네가 있고 내가 있어 이렇게 괴로운 것이고,

이 조그마한 물건으로 변해버리는 거지,

나를 버려버리면 하늘도 나고, 땅도 나고,

하늘땅 속에 있는 만물이 다 내가 되어 버립니다.

마치 파도가 꺼져버리면 바다로 변해버리는 것같이

내가 나라는 것을 버리면 시방세계가 내 몸뚱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면 하늘 속도 알게 되고, 땅 속도 알게 되고,

귀신 마음도 알게 되고, 벌레 마음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