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2009년에 10년간의 국회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손에 들고 온 책 한 권이 있었습니다.

불학연구소 편저, 조계종 수행의 길 '간화선'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읽지 못하고 책장에 넣어둔 이 책이

언제부턴가 불교에 대한 관심과 깊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건만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얄팍한 나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곤 합니다.     

나는 앞으로도 불교서적을 꾸준히 읽어나갈 계획입니다.   

오늘은 짬을 내어 動靜一如를 읽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법(法)은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 있습니다.  

선사 마조는 평상한 마음에 있다고 했고, 

천발회통은 거닐고, 머물고, 앉고, 눕는 곳에,

차 마시고 밥 먹는 곳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고요한 곳에서 마음이 한결같은 경지에 이르는 것을

일러 정중공부(靜中工夫)라 합니다. 고요한 곳에서 공부가 한결같이 되면

시끄러운 곳으로 나아가 공부 힘을 더욱 키워야 하는데,

이것을 동중공부(動中工夫)라 합니다.

대혜 선사는 '書狀' 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평소 고요한 가운데 공부해 나가는 것은

시끄러움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진짜 시끄러울 때 그 시끄러움에 휘둘리게 된다면

도리어 평소에 고요한 가운데 공부를 안 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세간의 번뇌는 활활 타는 불과 같으니

그 불길이 어느 때에 멈추겠는가.

시끄러운 곳에 있어도 대나무 의자와 망석 위에 앉아

공부하는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