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공기는 더욱 맑고 싸합니다.

몰래 일찍 핀 노란 국화도 빛이 더 곱습니다.

오늘은 저와 봉혜에게 매우 기쁜 날입니다.

군에 갔던 둘째 아들 이 황이 전역신고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봉혜보다 제 가슴이 콩당콩당 뛰며 기다려집니다.

이맘 때 나이의 아비들 마음이

그럴 거라고 저절로 동의가 됩니다. 

녀석도 어젯밤 백마부대에서 잠 못 이뤘을 것입니다.

대견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육군병장으로 예편한 황이에게 어엿한

청년 대접을 해줘야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녀석의 방을 둘러보는데 눈물이 핑 돕니다.

녀석의 그림자와 향기가 벌써 내 몸안으로

스며듭니다.

국방의 의무를 잘 마치고 돌아오는 녀석의 젊음과

수고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군에서 생각하고 경험하며 깨달은 삶의 지혜가

그의 앞길에 징검돌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수고많았다.

고맙구나, 돌아와줘서. 

사랑한다. 나와 봉혜의 값진 열매 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