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크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적 삶에 관여하시는 인격적 하나님이기도 하시지만,

내 종교, 내 나라, 내 사회, 내 교회, 내 가족만의 그런 작은 하나님만으로 만들어서도 안 될 일이다. 

시내산에서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의 정체를 물었다.

그때 하나님의 답변은 그냥 "에흐예 아세르 에흐예", "나는 나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하나님만이 "나다."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전체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전체의 조그마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므로 '나'라고 할 수 없다.

나는 소분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小我 라 自我 라 하고, 하나님은 大我라 眞我라고 이름한다.

그러므로 하나님만이 유일한 존재요, 모든 것은 하나님의 내용물에 지나지 않는 것을,

분명히 안 사람은 역사적으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이것은 하나님을 아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다.

동양에서는 석가와 장자가 분명하게 안 것 같다. 서양에서는 스피노자(1632~1677)가 알았다.

석가 붓다가 깨달은 '니르바나님'도 큰 나 大我를 이름한 것이다.

그러므로 불자는 니르바나를 알려고 해야지 사람인 석가를 추앙할 일이 아니다.

석가는 그래서 니르바나에게로 돌아가기 전 제자들에게, 그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고

그토록 신신당부하지 않았던가.  

하나님은 절대무한의 존재이시다. 그 각각이 영원 무한의 본질을 표현하는, 무한히 많은

속성들로 성립되는 실체 substans를 말한다. 스피노자가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밖에는 어떠한 실체도 있을 수 없으며 생각할 수도 없다. 절대무한의 실체는 분할되지 않는다.

실체와 변태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스피노자의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소리없는 소리를 귀 없는 맘이 듣는다. 하나님은 허공처럼 모든 곳에 두루 차 있기에,

실로 볼 수 없으나 일체의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나타날 수 있다

하나님은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한 생명이라고 나는 신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