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아침에도 집에서 가까운 봉제숲을 거닐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한량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침에 숲길을 걷는 것은 생각을 맑게 하고, 오늘 할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기르려고 하는 제 몸뚱어리들도 맑은 공기에 좋아하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 아침에는 유심히 관찰한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봉제숲에 사는 청솔모의 아침식사입니다. 

그 동안 두 마리 청솔모 한쌍이었는데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봉제숲에는 야생 밤나무가 숲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제법 여기 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밤을 따서 먹기에는 송이가 작아 주로 청솔모의 먹이가 되고 있습니다. 

청솔모는 밤이 익기 전에는 주로 설익은 솔방울을 갉아 먹는데, 

어떻게나 맛있게 먹는지 나무 밑을 지날 때는 솔향기가 날 정도입니다.  

청솔모 가족은 봉제숲 밤나무의 위치며 밤송이 상태를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엔 부쩍 소나무보다는 밤나무에서 노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벌어지지 않고 떨어지는 밤송이까지 청솔모에게는 소중한 양식입니다.

청솔모는 그 밤송이 하나를 물고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합니다.

그러고는 입이 찔릴수도 있을 밤송이를 이빨로 벗겨냅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제 생각보다는 여문 밤알 하나가 나왔고, 

앞발로 밤알을 쥐고 이리저리 굴리며 순식간에 흰 속살을 예쁘게 드러냈습니다. 

만족스러운 듯 주위를 살피더니 한 입 한 입 맛있게 먹었습니다. 

들고 있던 휴대폰 카메라로 모습을 찍을까 하다가, 청솔모의 아침식사를 방해할까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청솔모도 달아나지 않고 제 앞에서 

심심하지 않게 벗이 되어 아침을 해결하였습니다  

청솔모의 아침식사를 바라보는 동안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따듯한 우리네 밥 한그릇. 그것이 오늘은 달리 생각됩니다.

그 따듯한 밥 한그릇을 위해 애쓰며 살아온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겠습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밥 한 그릇의 소중함을 아는 이들이야말로 

세상을 잘 살아갈 것입니다.

착한 이웃도 되고 좋은 리더도 될 것입니다.

저의 회사도 작지만 따듯한 밥 한 그릇 대접할 수 있는 그런 따듯한 사람기업으로,

열심히 정직하게 땀흘려 일궈나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