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저만  좋자고  해대는  비난非難과

옳고  그름을  말하는  비평批評을  바탈로  하는  비판批判과는  엄밀히  구별되어야  한다.

그런  사회가  성숙하다고  해야  한다.

이  세상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럽고  질서  없이  뒤얽히는  혼란混亂

의  대부분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비난과  비판을  구별하여 

가르치지  않는  사회는  미성숙  그  자체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살펴보면  이만한  민주의  경험도  드물건만

지도자와  언론방송  심지어  대학과  종교  강단에서마저  비난과  비평을

구분  못하는  지경으로  물들고  있다.

성현의  사상도  종교의  경전도  지혜자의  대부분  말도  “비난하지  말라.

비난하면  너  자신만  더  괴로워진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반성하라.  그러면  그것이

결코  헛되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는  주로  인간  내면을  비추고  있다.

그래서  그리하여  어쩌자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나에게는  있다.

물론  자신의  이익을  구하고자  남의  잘못을  들춰내어  헐뜯는  건 독을  짓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  언행과  제도의  비평은  개인과  사회를  건전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이는  남의  불명예  속에서  자신의  명예를  찾는  일과는  본질이  다르다.

뉘우치는  자라고  해서  그  전의  잘못을  들춰내서는  안  된다는  탈무드의  격언도  이제는  

낡고  식상하다. 건강한  비판이야말로  세상의  소금과  빛이다.

비평을  바탕으로  비판할  줄  모르는  사회는  계속하여  악을  재생산한다.

그리고  그들은  악행을  보호받기  위해  종교와  학문과  예술과  심지어  사상을  동원해

비평을  비난으로  인식하도록  조작한다.

그들은  비판할  줄  모르는  사회를  꿈꾼다.  대부분  인간이  이에  말려들어  있다.

그  저변에는  달콤한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비판할  줄  모르는  사회는  매우  위험하다.  그런  과정에  나  또한  알게  모르게

동참하고  있는  것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