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우는  계절  『동경대전 2권』을  틈나는  대로  읽고  있다.

진리탐구  여행길을  멀리  떠나  온  내게도  생각을  정리해주는  유익이  크다.

수운의  여몽여각  절절한  외침  ’다시  개벽'을  상고詳考해본다.

수운은  직접  이렇게  썼다.

한  사람의  마음이  곧  천지의  마음이다.  한  물건의  이치가  곧  만물의  이치이다.

중국  북송  중기의  현실주의  철학자  장횡거(張橫渠, 1020~1077)는  말했다.

인간의  마음을  개방적으로  확대하면  천하의  모든  사물을  체현(體現)해낼  수  있다.

아직  체현하지  못한  사물이  있을  때  사람의  마음은  국한성을  지닌다.

또  이기(理氣)의  철학  발전에  큰  공적을  쌓은  정이천(程頤, 1033~1107)은

성인의  마음은  내(內)와  외(外)를  합한  것이요,  만물을  체현한  것이라  하였다.

주자(朱熹, 1130~1200)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천지는  만물을  생성시키는  것으로써  그  마음을  삼는다.

사람과  만물의  태어남이라는  것도  천지의  마음에서  얻는  것을  갖고서

자기의  마음  삼는  것이다.  사람  마음의  현묘한  측면을  논한다면  그것이  곧  인(仁)이다.”

이처럼  옛사람들은  천지를  하나의  유기체로  생각하였고  그것은

자생적인  생명을  유지  시켜  나가는  복합체계로  간주  되었다.  사람이  그  마음을  다

구현할  수  있으면,  천지의  마음을  다  구현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사람이

천지와  동체(同體)가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수운의  사상은  한마디로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하느님  내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다.

이  한마디에  그의  세계관의  핵심이  드러나  있다.  이는  당시  천주학이  가르쳤던

초월적  상제관(하느님)이나  생명  없는  수동적  만물관  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수운은  당시  천주학의  패배를  명확히  선언한  셈이다.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  이는  천주학을  들여온  마테오  리치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이상학인  “다시 개벽‘의  선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