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정직한  작가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를  읽고  있다.

인간에  대한  그의  통찰은  슬픔을  넘어  경건하기까지  하다.

그의  글을  이제는  작아진  나의  눈알과  뇌를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야  그가  끓이는  라면의

국물  맛에라도  도달할  수  있다.

간  밤  스물일곱의  아들과  불화했다.

잠이  오지  않아  김훈의  산문집을  읽고  또  읽었다.

그는  이  시대의  지도자  나부랭이들을  통쾌하게  단죄하고 있으며,

시대의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김훈의  산문을  빌려  아들에게  들려주고픈  글이  있었다.

김훈의  돈과  밥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삶을  속이지도  피하지도  않고  맞장을  뜨는  그의  글은  

그래서  파닥이고  늘  꿈틀거린다.  이렇게  쓰고  있다.    

이  세상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든  먹이  속에는

낚싯바늘이  들어  있다.  우리는  먹이를  무는  순간에

낚싯바늘을  동시에  물게  된다.

낚싯바늘을  발라내고  먹이만을  삼킬  수는  없다.

세상은  그렇게  어수룩한  곳이  아니다.

낚싯바늘을  물면  어떻게  되는가.

입천장이  꿰여서  끌려가게  된다.

이  끌려감의  비극성을  또한  알고,  그  비극과  더불어

근면해야  하는  것이  사내의  길이다.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사내의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다.

돈과  밥을  위해서,  돈과  밥으로  더불어  삶은  정당해야  한다.

그러니  돈을  벌어라.  벌어서  나한테  달라는  말이  아니다.

네가  다  써라.  난  나대로  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