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제11편  「선진편」에는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인  자로가

귀신  섬기는  일에  관해  묻자,  공자는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자로가  다시  죽음에  관해  묻자,  공자는  “삶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어찌  죽음에  대해  알겠느냐?”  말했다.

이를  볼  때  공자의  철학과  사상은  결코  사후  세계에  있지  않다.

철저히  ‘살아  있는  사람’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살아가는  사람을  위함이다.

공자  가르침은  인간이  따라야  할  바른  도리와  행실에  중심이  있다.

공자가  말하는  바른  도리와  행실은  우주의  이법(理法)이다.

한자어  ‘우주(宇宙)’가  공간과  시간을  뜻하는  글자임을  상기하면,  

이법(理法)이란  시공간이  통합된  천도(天道)를  가리킨다.

공자는  우주  만물이  천도(天道)에  의거  생성 · 변화 · 번식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오늘날  우주물리학을  적용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공자는

인간만이  사랑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대를  이어가면서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고

더욱  창조적으로  발전케  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반드시  천도(天道)를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이

공자의  가르침이며,  현실적이고  실천적이며  지성적인  사상인  것이다.

그렇지만  공자도  내면적으로는  절대  신의  존재와  권위  및  작위(作爲)를  경외했다.

따라서  제사를  인정하고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즉  천신(天神)이나  지기(地祇)  혹은  산천의  신령(神靈)이나  선조의  귀신을

모시고  제사  지내는  것을  중시했다.  이는  공자가  군자  예치의  하나로  높였던  것이지.

유신론  혹은  미신적으로  파악해  행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공자는  귀신을  공경하되

가까이  말라는  경이원지(敬而遠之)를  가르친  것이다.

한마디로  공자는  삶의  근원이  하늘과  선조라는  것을  인식하고,

영적으로  교감  교통하고  감사하기  위한  군자의  바른  도리와  행함의  예치(禮治)로서

제사를  높였던  것이지,  그렇다고  신령이나  귀신에  대한  기복신앙의  제사가  아니었다.

한마디로  공자의  제사와  신관은  인간의식의  우주적  확대에  있다.

이는  곧  인간의  자아의식을  동물적  차원에서  정신적  우주적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다.

공자는  절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천도(天道)의  근원이  그  무엇이라는

말씀은  하지  않았다.  나는  아직  찾아내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