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인데도  날이  차다.

밤이  찾아  들면서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리고  있다.

며칠  전  속초에  불이  나기  전에  비  내렸으면  좋았으련만 

세상사  매양  그렇다.

가로등  불빛에  놀란  빗방울  몇이  공중에서  펄럭이다가 

현관에  서  있는  내  발등  위로  낙하한다. 

막  피기  시작한  벚꽃은  다시  꽃잎을  접고,  지난  한식에  심은 

세  그루의  장미는  안심하고  이  봄밤  뿌리를  내릴  것이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가  근래  출간한

'교회  밖  하나님  나라'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있다.

술술  읽히고  진심과  감동이  전해지는  글이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백년을  산  노철학자는  책에서 

그의  인생관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만일  하나님이  저에게  큰  재산을  주었다면

아마  그  재산  관리  때문에  제가  할  일을  다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  생활비만  책임져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더  이상은  욕심  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사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더  많은  재산을  갖고  싶어  하고

더  많은  권력을  얻고  싶어  한다면  그는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크리스천은  나  하나를  만족시키는  인생을  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