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축구공  튀는  소리  명랑하다.

나는  초등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  아침햇살과  바람과 

푸른  하늘을  치어다보고  있다.

하늘  향해  두  팔을  뻗치었더니  운동장 가  감나무에

보기  좋게  토실한  접시감도  보인다.

극한  더위와  지난한  가뭄  이겨낸  은행나무는  지상으로  열매

떨어뜨릴  준비에  분주하다.

은행은  아직  구린내  없이  분내  가득하다.

조용하고  겸허한  자연의  세계

시간은  흐르고  어김없이  계절은  오며가는데

나는  그  무엇  떨굴  준비  하고  있나.

벤치에  앉은  그늘이  무어라  속삭이지만 

그  소리  들을  수  없네.  

계절은  나의  그림자를  사뿐  밟고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