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하는  군자에  대하여  대만대학교  왕건문  박사가  저술한

「공자,  최후의  20년」에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공자가  위나라에  갔을  때  한번은  공자가  ‘경’  이라는  악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망태기를  짊어지고  지나던  한  은자(隱者)가

문  앞에서  공자를  보고  말을  걸었다.

“소리에  마음이  담겨  있구나.”  또  “비루하구나,  깽깽거리는  소리여!

자신을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두면  되지  않겠는가?

냇물이  깊으면  어차피  젖을  테니  옷을  입고  건너면  되고,

냇물이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면  될  것이  아닌가? “  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는  “그런가?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는가? “  라고  대답했다.

세상은  불합리해서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대부분  왜곡된다.

이런  불완전한  세상이  완전해지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은자는  시끄러운  세상을  떠나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외부  세계로  떠나  자신만의  순수한  세상을

이루어낼  수도  있다.

그런데  공자는  구원할  수  없는  세상에서라도  도(道)를  실천하고  싶어  했다.

그에게  있어  도(道)의  실천은  지상  최대의  과제요,

쉼도  없고  그침도  없는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일이었다.

나(我)  라는  자(者)는  은자(隱者)도  공자(孔子)도  아니건만  

그래도  어느  곳이  저  저문  강을  건널  수  있는  나루터일까  보냐

나는  오늘도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