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나무(수유나무)가  지독한  깍지진드기를  이겨낸  건

산거미와  꿀벌과  바람의  도움  때문이었다.

숲  속의  은사시나무가  푸르른  창공에서  도포자락  휘날리듯

팔랑  팔랑  내  눈에  선명히  들어  온  것도

인터넷  설교  청취를  그치고  주변을  주시하고서  부터다.

보인다.  이제.

우아한  산벚나무  자태,

아까시나무의  고공  가지와  졸참나무의 상처.

실잠자리  가벼워서  멋진  비행과

토실한  청솔모의  까만  눈.

미끄런  지렁이의  거리  횡단  모험과  잦나무의  껍질.

그리고  들린다. 쓰쏴쓰쏴  풀벌레  구애  소리, 

날렵한  숲속  매미의  날갯짓 소리,

자벌레의  낙하,  부지런한  칡넝쿨의  전진.

모두가  하나님  드러내신  모습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