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혼자가  되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은  하나  둘  바삐  흩어져  갔다.

서로  싫어서가  아니고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들  마음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세상은  만  겹의  관문에  막혀  쉽게  지나갈  수  없었고,  

바삐  도는  지구별에서  각자는  먹이를  구해야  했으므로.

어느덧  5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우리에게  먹이를  공급해주시던  그  때의  우리네

아버지의  나이처럼.

지난  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고  싶다고.  그랬더니  두  명이  더  되었다.

내주  금요일  저녁  구로전철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전철역  인근의  커피점이나  음식점을  미리  정해

만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전철역의  1번  출구에서

만나는  것이  왠지  좋아서다.

그  옛날처럼  조금은  일찍  가서  서성이며  기다리련다. 

그리운  친구들을.  20년을  훌쩍  넘어  만난다.

홍석이,  영철이,  승용이,  흥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