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종교를 위한 대화 ㅣ 오강남 지음 ㅣ현암사

"예수가 외면한 그 한가지 질문"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교회가  특정  시기에  특정  필요에  따라

채택한  ‘예수님에  대한  교리’를  믿는  것이  아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의  믿음(faith of Jesus)' 을

우리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예수님과  더불어  믿는  것,  예수님을  따라  믿는  것,

예수님처럼  믿는  것,  예수님과  같은  믿음을  갖는  것이다.

그리스도론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본받음(imitatio Christi)의  문제이다.  

사실  공관복음서(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은

자기  스스로를  선포하신  일이  없다.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요,

혹은  하느님이니  너희는  나를  그렇게  믿으라고  하시지  않았다.

이론을  따지며  예수님이  누구신가를  형이상학적으로,

본체론적으로  캐고  앉아  있는  것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신  일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같이(Christ - like)  되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인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삶에서  승리하셨듯이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으로  그를  따라가는  것,

그리하여  그가  실존의  한계를  초월하여  자유를  얻으신  것처럼

우리도  그  자유의  세계를  향해  나가겠다는  마음이  핵심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지금의  우리  실존(existence)' 으로부터

'되어야  할  우리  본질(essence)' 로  옮겨가는  변화의  원형을

그리스도  되심에서  찾아  이를  실현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