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쏜  살같이  지나고  있다.

봄은  벌써  여름으로  가고  있다.

산책길에  철  지난  돌나물이  피운  뾰족한  표창모양의  노란  꽃을  보았다.

아침이면  마주치는  금슬  좋은  두  마리  비둘기가

아스팔트  위를  배회하고,  네  살쯤  보이는  딸애의  그네를  미는

젊은  아빠와  아이의  웃음소리가  아파트  벽에  맑게  메아리친다.

시원한  초여름  바람은  자목련가지를  흔들고

열매를  감싸고  있는  앵두이파리에

간지럼을  태우고  있다.

오늘  책을  읽을  적에 마음  깊은  곳으로  노자의 가르침이  전해온다.

내게  큰  걱정이  있는  까닭은  몸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몸  없음에  이르면  무슨  근심이  있으랴.

석가는  얼의  나(法身)를  깨닫자  疑惑과  邪念이  사라지고

기쁨이  삼칠일동안  넘쳤다고  한다.

그의  기쁨을  아함경은  이렇게 전하고  있다.

“모든  세상이  누릴  수  있는  五慾의  즐거움도

얼의  나와  하나  되는  禪定의  즐거움에  견준다면

애초에  견줌이  안  된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도  얼의  나를  깨달은  놀라움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나는  18세에  처음으로  종교적인  경험을  하였다.

뜻밖에  봄의  미풍이  내  생명에  불어와  내  마음에  정신적  실재(얼의  나)의 

직접적인  傳言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이  경험에서  기억되는  것은

초인적인  세계에서의  내  의식의  팽창이었다.“

얼의  내가  있음을  단순히  믿을  것만이  아니다.

나도  이  몸을  벗기  전,  얼의  나(성령의  나)를  만나고  싶다. 

꼭  만나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