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봄인데  봄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산수유  꽃망울  수류탄같이  터지고  비비추와  튤립의  새싹이  맹동한다.

회양목꽃은  피어  지건만,  2년  전  다친  왼쪽  무릎은 여전히  슴벅이고  아리다. 

또  몸을  누이는  전기장판  온도는  아직  겨울  숫자  ‘5’에  맞춰  있다.

잡념(雜念)  탓이런가.  비구  만동자를  닮은  듯해  중아함경에  전해지는  사연  적어본다.

붓다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비구  만동자는  고요한  곳에  앉아  종일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것은  세계는  무상(無常)한가?  무한(無限)한  것인가  유한(有限)한  것인가?

또,  중생은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가?  이었다.

붓다는  이런  문제에  대해  그동안  전혀  설명이  없었던  것이다.

만동자는  그런  붓다의  태도가  못마땅했고,  이제는  더  참을  수  없다며

붓다를  비난하고  떠나가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해가  질  무렵에  만동자는

붓다를  찾아가  그의  생각을  말하자  붓다가  이렇게  설했다.

어떤  사람이  독  묻은  화살을  맞아  죽어가고  있을  때

의사를  불러  화살을  뽑고자  하였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외쳤다.

화살을  뽑지  마시오.  먼저  화살을  쏜  이가  누군지  자세히  알아야겠소,

그리고  그  활의  크기와  재질  또  활의  줄과  화살촉  화살의 깃도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말이오.

독화살을  맞은  이가  이같이  고집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

세계가  영원한가 ?  무상한가 ?  등을  알기  위해  나를  따라  수행한다면  옳지  않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생로병사와  근심  걱정은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없애게  하고자  법을  설하는  것이다.

또  나는  세상의  무한함과  유한함,  죽음  뒤의  존재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들이  어떤  견해를  가졌다  해도

맑고  깨끗한  수행이  되는  것이  아니요,  여전히  생로병사와

근심  걱정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동자여,  나는  설  해야  할  것은  설하지만,  설하지  않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다.

네가  알고  싶어  하는  것들은  그  문제를  안다고  해도  이익이  될  것  없나니,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들어가는  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