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개월을  간격으로  근거리  대학병원  내분비내과를  찾는다.

몇  년  전  당뇨  판정을  받고서부터  진료와  약을  처방받기  위함이다.

당뇨라는  질병을  안고  살게  된  시점부터  알게  된  담당의는  

나와는  동갑내기다.  그도  당뇨를  안고  있는  터여서 

볼  때마다  서로에게  살가움이  배어  있다.

또  나는  아내와  함께가  아니면  병원이나  약국을  가지  않기에 

아내와  내원하는  모습을  내심  반기는  눈치다. 

아마도  우리  또래의  이심전심이기도  할  것이다.

약으로  다스릴  수  있는  당  수치엔  도달  했으니

나머지  관리는  스스로의  몫이라고  일러주었다.  그  동안의  치료에 

감사를  표하고  나오려는데  그에게서  머뭇거리던  한  마디가  튀어  나왔다.

의대  교수  정년도  얼마  남지  않고  해서  퇴직을  신청했고  현재

개원을  준비  중이라고  입을  열었다.  어느  곳  인지  물었더니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라고  했다.

마침  나의  사무실도  그  곳에  있다고  대답하고는  개원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대학을  떠나는  그의  눈에  아쉬움,  홀가분함  그리고

잘  되어야만  하는  개원  걱정이  묻어났다.

그리고는  생각이  났다. 

이래저래  도합  28년의  직장  생활을  떨치고,  궁핍한  위에 

약간의  빵과  물을  얻기  위해  새출발을  해야  했던  나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