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둘째  아들  황이와  서점을  찾았다.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이  있었다.  일본의  대표적  기독교  사상가요,

일본의  근대화에도  크게  기여한  사회  사상가이기도  했던

우찌무라  간조의  명저  ‘구안록 求安錄’  이었다.

초기  조선의  기독교인  김교신,  함석헌,  송두용,  최태용  등  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승이요,  무교회주의자로만  알고서 

그동안  멀리  했던  그의  이름이  내  눈에  박혔다.

어제  늦은  밤에  발가벗고  이불  속에서  읽어  내려간

감명  깊게  읽은  그의  구절은  이렇다.

“ 진리는  내가  호흡하는  공기나  날마다  마시는  물과  같다.

  그  효과는  확고하나  그  작용은  고요하고  더디다.

  진리는  극약이  아니다.  진리는  겨자씨처럼  계속해서  자란다.

  그리스도의  구원은  진리다. “

또  다음과  같이  일갈하고  있다.

“ 아,  비기독교적인  세상에  살면서  기독교적인  삶을  살려는  자의  고통과  눈물은,

  성서를  옆구리에  끼고  기도회나  강연회를  인도하거나  설교하며

  그  일을  영원  전부터  정해진  천직이라  믿는  저  부러운  인사들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  

예배당에서  목사로부터  아무리  큰  감동을  받고  많은  눈물을  흘려도 

우리의  이성을  움직이지  못하는  변화는  오래가지  못하게  마련이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의  설교도  감정적  설교라기보다  오히려  토론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꿈  꿔본다.  이름  없고  빛도  없이 

명패를  달지  않은  비닐하우스에서  저마다의  개별  교회들이 

기쁘게  모이는  독서와  토론의  작은  모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