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사는  이는  나  보다  두어  살  위  강원도  봉평  사람.

말  수는  적고  대화가  "그 ~ 랬  더랬어요  ~ "  로  끝나는 

자신의  일을  마치  남의  말  하듯  하는  무뚝한  아저씨다.

중학교  소사  일을  했는데  근래  일거리가  없는지  아니면  근로계약 

기간이  끝나서인지  매일  아침  부인을  차로  태워주고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군대를  제대하고  객지로  나왔으니  농사일에  익숙함이 

화단  가꾸는  솜씨에서도  잘  드러난다.  내게는  그  이에게서  부러운  것이  있다.

주말이나  명절이면  북적이는  그의  가족이다.

추위가  일찍  오는  봉평의  시골  마을의  가을농사를  마치고 

그의  홀어머니가  인천으로  겨울을  나러  오셨다가  봄이면  봉평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몇  해  전에  돌아가셨다.

그럼에도  명절이면  형제자매가  큰  아들인  옆집으로  모여들어

현관이  신발로  미여  터지고,  하는  수  없이  열린  문  틈으로  지지고  볶는

소리와  냄새가  우리  집으로  그대로  전달되어  온다. 

그래서  나는  옆집에  누가  왔는지를  싫지  않게  짐작이  가능하다.

그  가운데서도  그의  아들  둘이  장가들어  손주를  안고  오는  모습이  제일  부럽다.

봉평  사람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우리  애들과는  하나  둘  터울.

공부를  잘했던  것도  좋은  곳에  취직한  것도  아니었을  텐데

마음  착하고  몸  건강한  둘  모두가  일찍  제  짝을  만나  아이를  낳았다. 

요즘  금수저  자식들의  문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을  듣고  보면서

자식들에게  바라는  부모의  행복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음을  새삼스레  느껴진다.

이제는  가고  아니  계신  우리네  부모님도  그렇지  않았을까.

옆집  아저씨는  수더분하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