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로

97세의  나이에도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픈  어쩌면  그의  마지막

강의가  될지도  모를  서적  한  권을  손에  들고  있다.

책  제목이  “어떻게  믿을  것인가” 이다.

개별적  자질과  역량이  미달한  인물들이  민주의  탈을  쓰고

대통령으로, 국회의원으로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부역  공직자로  

뽑히고  활보해온  까닭에  온  국민이  분노로  들끓는  요즘

그의  글이  주는  교훈이  심히  크다.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썩은  살을  도려내고  새  살이  돋게  하자.

노  교수는  예수의  새  살도  이렇게  돋아났다고  말씀하신다.

신앙의  체험은  종말론적인  것이다.

인간  예수와  더불어  있던  자연인  또는  세상에  속한  사람의  삶이  끝나고

정신인  및  신앙인의  자아가  그리스도와  더불어  출발하는  것이다.

그  삶은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새로운  삶을  의미한다.

과거와  나는  끝나고  장래의  자아가  영원의  장인  현재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예수는  사람의  아들이  악의  세력에게  죽임당하고

사흘 만에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로서의 자아는 죽고

그리스도로서의  자아가  새로이  탄생되는  것이다.

지나온  예수의  삶은  제자들과  더불어  이루어진  세상의  것이었으며

자연인의  것이었다.  그  삶이  끝나고  새로이  탄생되는  그리스도의  삶은

고난과  죽음을  극복하는  과업으로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사건은  예루살렘에서  곧  벌어질  예정이었다.

그래서  자기는  죽음과  종말을  향한  고난의  길을  택해

가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과  나라가  이루어지는

불가결의  과정이었고,  예수가  아닌  그리스도로  태어나는

하느님의  경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