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히  날며  돌아온  새,

새벽에  숲을  떠났었지.

멀리는  팔방의  끝까지  갔었고,

가까이는  구름  낀  봉우리에  쉬었네.

부드러운  바람이  흡족하지  못해,

날개를  뒤채어  돌아갈  마음  추구했다.

짝을  돌아보며  서로  지저귀고,

그림자를  서늘한  그늘에  감췄다.

한가히  날며  돌아온  새,

솟기도  하고  날기도  한다.

비록  나돌아  다니기를  생각지  않으리오만,

숲을  보고  마음이  기운다.

구름을  만나  오르내리고,

서로  지저귀며  돌아왔다.

먼  길이  정말  아득하였지만,

본디  좋아하는  것이니  버릴  수  없었지.

한가히  날며  돌아온  새,

숲을  보며  배회한다.

어찌  하늘  끝  길을  생각하리요,

기쁘게  옛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비록  옛  벗은  없지만,

뭇  소리가  모두  조화롭다.

해  저물녘  공기가  맑으니,

느긋한  그  감회로다.

한가히  날며  돌아온  새,

차가운(겨울)  가지에  날개를  접었다.

노니는  것은  숲을  벗어나지  않고,

잠자는  것은  숲의  나뭇가지  끝이다.

세벽바람이  맑게  일어나니,

아름다운  소리를  때때로  주고받는다.

주살이  어찌  미치리오.

이미  날개  거두었으니  어찌  수고하겠는가.

- 도연명(陶淵明, 365~427) -

도연명의 나이 41세에 지은 시다. 귀거래한 직후의 심정들이 잘 드러나 있다.  

405년 11월에 귀거래하였고 그 해 겨울에 지었다.

지난 시절에 멀리 나가 벼슬하던 일을 회고하면서, 전원으로 돌아온 심정을

새장에 갇혀 있다가 자연으로 돌아온 새에 비유하여 자유스러움과

한가로움을 구체화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