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나가기를 좋아하는 나의 천성 / 영주를 얻게 되어 정말로 기분 좋네.

 영주태수로 부임한 열흘 동안에 / 아흐레는 강가에 나가 있었네.

 아전도 주민도 웃으면서 하는 말 / "태수께선 늘그막에 천치가 되셨군요."

 사실은 천치가 된 게 아니라 / 흐르는 강물이 하도 고와서라네.

 고을을 감싸안고 십여 리를 흐르는데 /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다네.

 상류는 강줄기가 곧고 맑으며 / 하류는 굽이지고 물결 인다네.

 배 안에서 고개 숙여 맑은 거울 굽어보며 / "그대는 누구신가?" 웃으며 묻노라니

 홀연히 수면에 비늘이 생겨 / 내 수염과 눈썹을 찌그려놓네.

 소동파 백 명을 만들어 물결에 실어 보냈더니 / 어느 새 또 다시 이곳으로 와 있네.

  - 소동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