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이란  결국  길이  있으니,

입고  먹는  것이  진실로  그  단초로다.

누가  이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  편안하기를  바라겠는가.

봄이  시작되면  농사를  신경  써야,

가을  수확을  그런대로  기대할  만하지.

새벽에  나가  약간이나마  힘을  쓰고,

해  지면  호미  메고  돌아온다.

산속은  서리와  이슬이  많고,

날씨도  먼저  추워진다.

농사짓는  이가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만,

이  어려움을  그만둘  수  없다.

온몸이  진실로  피곤하지만,

다른  근심이나  침범하지  말았으면.

세수하고  발  씻고  처마  아래  쉬면서,

한  말의  술로  회포를  풀고  얼굴을  편다.

아득한  장저와  걸익의  마음은,

천  년이  지났어도  서로  통한다.

그저  내내  이와  같기를  바랄  뿐,

직접  농사짓는  것은  탄식할  바가  아니다.

- 도연명(陶淵明, 365~427) -

410년  도연명의  나이  46세에  지은  시이다.

도연명은  직접  농사짓는  것을  부끄러움으로  여기지  않고,

재산이  없는  것을  병통으로  여기지  않았다.

스스로  힘쓰고  남을  힘쓰게  함이  항상  농사짓는  데에  있었다.

이  시를  비롯하여  여러  시문에서  밝힌  도연명의

마음가짐을  살필  수  있는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