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고은 선생님이 시인을 일컬어

우주에 사람을 남길 경우가 생긴다면 시인을 남겨야 한다고

시인을 씨짐승으로 비유한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나는 비록 지구의 씨짐승으로 남지는 못할지라도

그들의 눈물 어린 아름다운 시들은 사랑하겠습니다

시어로도 다 표현 못한 진리는 마음의 풍경으로 담아두겠습니다 

중고교시절을 지나며 어줍잖게 써 놓은 습작시들은

스물 셋 아들이 보물처럼 가져갔습니다

저마다 다르겠으나 나는 이 곳에 사랑하며 젖은 시어들을

가을 햋볕에 타는 고추처럼 말려두려고 합니다

가끔은 나의 시어들도 저들의 시의 날개를 타고 날아 

어느 누군가의 가슴에도 꽃히고 어느 이름 모를 숲에도 떨어져  

산골 구름과 바람과 물소리로 서서히 잊혀감도 향기로운 일이겠지요 ..

나는 참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