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사도행전  28장의  여정을  끝내고  사도행전  29장의  삶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이재철  목사.  내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목사님이다.  은퇴  후  서울을  떠나  그가  거처

하는  거창군  웅양면의  산기슭에도  성가시게  매미울음  울까.

이재철  목사가  30년  목회  활동을  돌아보며  자신과  목사들에게  던지는

7가지  질문을  주제로,  은퇴  후  엮은  그의  저서  「목사,  그리고  목사직」을  나는

인천의  아파트  숲에서  성가신  매미  소리와  읽고  있다.

한때는  목사가  될까를  고민했던  나로서는  그  길을  가지  않았음이

천만다행이요  하나님  은혜였음을  깨닫는다.

그는  인간의  연대에  대해  이렇게  고찰을  하고  있다.

연대(solidarity)는  목사를  위한  성경의  용어도  아니고,  하나님의  방법도  아니다.

더욱이  목회는  가능한  모든  전략적  연대를  통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

행사하는  정치행위도,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제활동도  아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종들이  서로  힘을  합쳐  ‘연대’하게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들이  가야  할  각자의  길을  끝까지  고독하게  홀로  걸어가게  하셨다.

하나님과  독대를  위해  자발적  격리를  하게  하셨다.

갈멜산의  엘리야와  믿음의  전사  칠천  명도,  엘리사와  요엘도,

이사야와  미가도,  예레미야와  하박국과  스바냐,  다니엘과  에스겔,  스가랴와  학개,

그리고  예수님도,  그의  열두  명의  제자도,  사도  바울과  그의  교회들도.

그건,  인간은  어느  누구  혹은  어느  집단과  ‘연대’하는  순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가시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체감  가능한  ‘인간  연대’의  힘을  더  의지하게  되는  까닭이다.

성경  이사야  31장에도  다음과  같은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지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나니...“

한마디로  애굽의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앙모하거나  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셨다.

여기서의  ‘말’은,  인간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보다  더  신뢰하려는  모든  것의  총칭이다.

나는  어떤  연대를  하고  있나?  또  어떤  연대에  소속하여  있나?  그리고  어떤  ‘말’을  의지하는가?

언젠가  등나무  아래서  막걸리  한  잔을  걸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에게

‘하나님  앞에  있는  내  모습은  슬프고  외롭다.“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말‘이  무슨  말인지를  곰곰  묵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