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의  산책은  고요하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여름인데도  하늘이  높고  푸르다.  마치  가을이  온  듯하다.

남쪽으로  높이  비행기가  날고,  먼  하늘가에  낮게  낮게 

흰  구름이  흘러가고  있다.

나는  요즘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잦다. 

우주  탐사에  나선  우주선들이  보내  온  소식  때문이다.

전송  사진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  게일  분화구  안의

'딩고 갭'이라  불리는  모래  언덕에서  일몰  직후  촬영한 

지구와   달의  모습은  하나의  저녁별로  보인다. 

저   작은  한  점에서  70억  인류가  아웅다웅 

살아오고  살아가고  있다.

혹  우주의  어느  별에서  또  다른  내가

반짝이는  작은  별  지구를  바라보며  무엇인가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은  아닐까?

2006년  발사된  무인  소행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는

3462일간  56억7000만km를  날아  얼마  전  명왕성을  지나며

3000m  높이의  얼음계곡  사진을  보내왔다.

이대로라면  인류가  새롭게  정착할  수  있는

행성을  발견할  수도  있으리.

스티븐  호킹  박사는  강연에서  우주탐사는  인류  생존을  위한

생명보험과도  같다고,  향후  1000년  내에  인류는

생존을  위해  망가져  가는  지구를  떠나야

한다고도  말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2016년~2020년  사이  태양계  형성의   

단서를  간직한  카이퍼 벨트를  지나 2029년이면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고  한다.

궁금하고  설렌다.

하지만  저  광활하고  머나먼  무변허공  우주를

나는야  눈  깜박할  사이에  왔다  갔다  한다.  수십억 km  떨어진  별과

별의  거리는  한  뼘에  불과하다.

우주는  멀고도  가깝다.

우리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다.

나는  우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