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언제부턴가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정말 아름다웠을까를 의심하게 되었다.

부정적 시각은 곧장 인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입 속이 사람들을 향한 검은 불평과 불신으로 가득한 적도 많다.

나 또한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의 욕망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것이

어불성설이지만,

그러면서도 욕망의 허무와 욕망의 필요 사이에서

갈등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내게 프란체스코 교황을 배출한 예수회 설립자,

이냐시오 성인의 글을 읽을 때에 지혜를 만났다.

그는 욕망의 필요성을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활활 타고 있는 불덩이 같은 욕망이

어떤 면에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하나의 독특한 방식이다.

인간은 욕망에서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기도 하며,

욕망은 우리가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은 창조주가 피조물을 다루는 하나의 수단이다.

욕망은 하나님이 사람들을 특정한 직무에 부르심으로써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꿈을

실현하시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어떤 직무에 나를 부르신 것일까?

나의 가야할 길로 안내해야 할 나의 욕망은 또 어디로 가버린 것이냐.

나의 팔십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동안 버리고 비우고 포기하고 아주 작아져버렸더니만

내게서 욕망이 사라져버렸다. 큰일이다.

그렇다고 진리를 깨우친 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