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나는 바쁜 일이 없다면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배봉산을 오른다.

해발 60미터 쯤 되려나. 가고 오는 길이 한 시간이면 족하다.

숲속을 거닐면 아는 이 모르는 이를 만나게 된다.

생각건데 숲속을 거닐 때는 인사를 건네지 않음도 좋은 것 같다.

얼굴을 마주하고 몇 마디 대화를 해도 숲의 기쁨과 안식이 사라지고,

그 사람의 얼굴과 대화가 머리속에 남아

맑은 생각이 이내 도시로 달아나버린다. 

숲속에서 인사가 필요하다면 말없이 하는 목례정도가 좋을 것이다.

숲의 고마움을 아는이야말로 이런 저런 사람의 습성을 버리고 걷는 것, 

그것이 숲에 대한 사람의 예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