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서기  2022년이  저물고  있다.  채  나흘  남지  않았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오래전  이  땅에  와  있건만  세상은  여전히  미혹된  인간들의  

전쟁과  살인과  폭력과  거짓으로  몸살하고  있다. 

감옥에  갇혀  있던  세례  요한도  오죽  답답하였으면  제자들을  예수에게  보내어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까?” 라고  물었으랴.  하물며  딱히  이러지  저러지도  못한  삶을  

사는  나야  말해  무엇하랴.  겨울  볕  따스한  창가에서  천지  만물을  내시고  운행하는  하나님이 

동시에  사람(예수그리스도)이  된  까닭이  무엇일까를  상고해본다. 

존  칼빈의  역저  ‘기독교  강요’  제12장에는  그  이유가  매우  명쾌하게  적혀  있다. 

소소하지만  하나님의  자유와  평화가  이  땅에  속히  넘쳐나기를  빈다. 

나름  요약해  옮기자면  이렇다.

하나님이  사람의  아들  예수의  이름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은 

보통  사용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그저  단순한  필연이나  혹은  절대적인  필연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타락한  사람의  구원을  좌우하는  하늘의  작정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최선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은  우리  죄악이  마치  구름처럼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가득  끼어  있어서  우리를  천국에서  완전히  격리해  놓았으므로(이사야 59:2), 

하나님께  속한  자가  아니고는  누구도  평화를  회복시킬  중재자  역할을  감당할  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담의  자손  가운데서도  없고  천사들  가운데서도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의  위엄  그  자체가  우리에게로  내려오시는  방법  외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셨더라면  상황은  정말이지  희망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를  위하여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이  되시고(마태 1:23) 

또  그의  신성과  우리의  인성(人性)이  서로  연합하여  하나가  될  필요가  있었다. 

아버지  하나님은  인간의  힘으로  치유할  수  없는  부정함과  타락,  부패함으로  인한  우리의  연약함을 

가장  적절한  순간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우리를  도우신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을  우리와  같은  한  사람으로  우리  가운데  친근하게  세우신  것이다.

곧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의  몸을  취하여  자기의  몸을,  우리의  살을  취하여  자기의  살을, 

우리의  뼈를  취하여  자기의  뼈를  이루셔서  우리와  하나가  되셨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보이지  않은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만질  수  없는  하나님을  만지게  되었으며,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그는  기꺼이  우리의  본성을  취하시고  

그의  것을  우리에게  베푸셨으니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  동시에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하나님  아들의  형제요  그와  함께  상속자가  된  것이다.

 시인 김영랑 생가 뒤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