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민학교 (초등학교)  시절  시골에서

돈  벌러  서울에  가신  아버지에게  어머니  말씀을  받아쓴

편지를  보내곤  하였다.  그때  뜻  모르고  받아  쓴  어휘가  ‘전상서’와  ‘소자’였다.

벌써  육십  년  세월  올바르게  살지  못하고  동서남북으로  방황하다 

말  못  하는  지경에  이르러  혼인한  뒤  자식  낳고  살아  보니  나도  이제서야  

부모  향한  소자의  심정  예수님  마음  알겠다.

이제는  두  분  하나님  나라로  떠나신  지  오래고

문풍지  우는  겨울  두  분께  올렸던  ‘부모님  전  상서’  그립다.

쓰고  싶은  마음에  한자어  소자(小子)를  궁구해본다.

오늘  읽은  다석(多夕)  류영모  선생의  소자(小子)  뜻풀이는  높아

더욱  가슴  치게  만든다.  2002년  발간된  그의  어록에는  1956년  YMCA

연경반  강의에서  했던  다석(多夕) 의  말은  이렇게  속기되어  있다.

漢字  작을  소(小)자는  땅에서  싹이  터  나오는  것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싹은  작은  것  같아도  영원한  (하나)님과  이어진  끄트머리다.

이  끝은  영원한  (하나)님을  향해  찾아  오를  한  깃의  생명을  가졌다.

사람이란  참기  어려운  이  세상에  싹튼  인토생(忍土生)이다.

이  세상은  난삽한  땅이다.  사바  세상에  산다는  것은  살점을  도려내는  듯

아프고  쓰라린  세월이다.

또  나는  영원(하나님)을  향해  날아오르는  깃을  지닌  새(鳥)다.

작을  소(小)는  땅  위에  나는  싹을  그린  것과  같지만

또한  양쪽에  깃을  지닌  새의  모습과  같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를  향해  자라  오를  싹인  소자(小子)이며

하나님  아버지를  향해  날아오를  새인  소자(小子)다.

또  나는  부귀와  명예를  모르고  하나님  아버지만을  사모하는  소자(小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