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두고선  읽지  못했던  도올  김용옥  선생의  역저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를  오늘  오전에야  창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쳤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인지라  사뭇  시일이  걸렸지만  재미나고  유익하게  읽어내려갔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여전히  의심으로  남는  분야도  없지  않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서구  신학에  젖어  온  나로서는  한국토착신학자들의 

동양적  사고와  분석으로  성서를  바라보는  연구는  독자적이고  

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이  있다.

오래  전  다석  多夕  류영모  선생의  글이  그랬고  도올  김용옥  선생  글  또한

읽을  때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신약성경  4복음서의  맏형  마가복음서  

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차제엔  독일의  루터회  신학자  루돌프  불트만이  지은  것을

신학자  허  혁  선생이  번역한  「공관복음전승사」를  읽어볼  참이다.  

아래는  천국  天國,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도올  선생의  해석이다. 

천국은  분명  와야  할  것으로  우리  미래에  걸려있는  소망이지만,

천국은  이미  예수의  삶과  더불어  이  땅에  도래하였고,

또  천국을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오고  있는  ‘그  무엇’이다.

천국은  미래인  동시에  과거이며  또  동시에  현재  진행인  것이다.

천국을  믿느냐?  천국의  도래를  받아들이냐는  질문은

그것의  과학적  진위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라  너의  삶을  천국의  도래에

걸  수  있느냐  없느냐,  그  모험의  결단을  촉구하는  선포인  것이다.

예수는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선포하였다.  다시  말해서  그의  공생애의

출발  자체가  하나님  나라의  선포였다.

천국은  씨  뿌리는  행위였고,  그  행위의  주체인  사람의  문제였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문제였다.  천국!  그것은  외계에서  내려

오는  비행접시가  아니라,  사람  그  자체였다.

천국은  사람이요,  사람의 행위요,  사람의  인식의  대전환이요,

사람의  노력으로  성취되는  역사의  문제인  것이다.

천국은  인간의  씨  뿌림이요, 역사의  열매일  뿐이다.

예수는  천국을  유토피아로써  말한  적이  없다.

다윗  왕조를  거부한  그가  새로운  유토피아  왕조를  구가할  까닭이  없다.

천국은  어떠한  경우에도  일시적인  완성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천국은  ‘자라나는  것’이다.  하늘나라는  역사  속에서  생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