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듯한  등단의  과정을  거쳐  쓴  것은  아니고

산  그림자  내린  저녁노을  논밭  길을  홀로  걸으며  썼다.

넋두리처럼  때로는  나를  향한  위로처럼.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슴  아리고  아련히  눈물  난다.

동화와  시를  쓰고  사는  마음  가난한  동생이  등단을  권했지만  

그럴  만한  실력도  아니어서  사양했다.

누구에게  인정받을  일도  아닌  듯해서고

본래  내가  나를  향해  쓴  혼잣말이었으므로

혹  누군가  읽고서  마음  동하면  그  뿐.

더구나  자랑할  일도  이름  낼  일도  아니어서다.

다만,  내  인생  한  자락의  정돈이라서  기쁘다.

궁핍한  살림에  약간의  빵과  물을  얻기  위하여  발버둥

하던  시절에  것들로  모았다.

시는  돈,  권력,  명예로  만들거나  살  수  없다.

또  정직하지  못한  시는  시가  아니다.

좋은  시는  가난한  마음에  하나님이  쓰신다.

인간의  일생은  한  권의  시집이다. 예나  오늘이나  우리  모두는  시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슬픔과  기쁨의  두  언덕  사이로  흐르는  삶의  강나루에서  나는

내  마음  풀꽃에  엮은  시집  한  권을  세상에  내  놓는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감사하다. 

 「하나님의 눈」 이성만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