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해  어린이날은  어른이  된  내게도  그대로다

이  맘  때면  겨울  땔감인  철나무가  동이  나

아버지  어머니는  산에  올라  생나뭇가지를  베어다

마당에  널어  말리곤  했다.

봄  날씨임에도  해가  지면  싸늘해지는  산골

아궁이  불을  지피려면  나뭇잎이  어느  정도는  말린

것이라야  불에  타기  때문이었다.

봄볕에  말라가는  나무  향기가  마당에  가득했다.

나는  토방에  앉아  오가는  이  없는  들길과

앞산을  무연히  바라보곤  했는데

그러다가  나뭇짐에  섞여  온  꽃뱀  유혈목이가

널어놓은  나뭇잎  사이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와

마당을  두리번  거리다가  사라지곤  했다.

봄비라도  올라치면  마르지  않은  생나무가

부엌에서  매운  연기를  내뿜으며  타닥타닥  소리하며  탔다.

저녁을  짓는  어머니  고충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그런  날에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일 

없었음으로  동네  아이들은  으레  조심을  했다.

산골에서의  어린이날이란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다.

스스로  산으로  들로  나가  놀았다.

오늘은  어린이날.  그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그  어린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