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느티나무  가지  끝이  오돌  돌돌하다.  뜰의  라일락  가지는 

몽글몽글  보랏빛에  뭉쳐  있고,  까만  쥐똥나무도  녹색의  눈을  빼꼼  내밀었다.

기원후  2019년  3월  23일  봄이언만  찬  날씨  해질녘에 

우찌무라  간조의  명저  ‘구안록’  1회독을  마치고  나는  쓴다.

우찌무라  간조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두  가지로  보았다.

첫째는  인류에게  완전한  삶을  가르치는  것이고, 

둘째는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제거하는  일.

전자는  구원의  최종 목적이고,  후자는  전자로  인도하는  필요  수단이다.

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인류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킨  하나님의  공의로운  분노이자,

자녀를  향한  일방적인  하나님  자기희생의  사랑이었다.

이로  인해  그는  하나님이  인류  전체를  은혜의  망  속에  집어넣어 

그  망  밖으로  탈출할  수  없게  하였으며  즉,  멸망은  그리스도의  은혜  때문에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했다.  그에게는  그  이하의  것은  복음이  아니었다.  

그는  경험적  삶에  기초한  시비(是非)할  내용의  고백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만일  멸망할  자가  있다면  내가  바로  그다.  내  구원은  하나님구원의  시금석이다.

 나는  나  자신이  구원받음으로써  만인의  구원을  확인하려  한다.”

우찌무라  간조의  구원론은  신적  구원의  타율과

그  결과로서  도덕적  삶을  행하는  인간의  자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도덕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지만  속죄  신앙에  이르게  하는  안내인  역할은  한다고  보았다.

그가  말한  구원은  결코  도덕적  해이나  방종이  아니었다.

구원이  가져오는  환희와  기쁨은  도덕을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유희’로서 

행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이때  비로소  진정한  도적적  삶이  가능해진다고  본  것이다.

자신의  유한성을  자각한  자가  절대자  안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고

그  희망에  기초해서  자신의  유한성을  초월하는

기독교의  세계관을  분명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