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인  나는  불교의  정수  금강경을  다음과  같이  재삼  읽었습니다.

늦게나마  이렇게  이해  할  수  있게  되어서  

마음  기쁘고  몸은  가볍습니다.

깨달음  이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놀랍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는  다만  깨달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불법佛法은  싱겁기  그지없습니다.

조주선사는  학인이  부처의  진리를  물을라치면,

“차나  한잔  들지”라고  권했습니다.

여기에는  아무런  신비적인  낌새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액면  그대로입니다.  선의  불교를  ‘심각하게’  말하는  것을 

무엇보다  경계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붓다를  향해  “똥  닦는  막대기”  라는  불경不敬을  서슴지  않겠습니까.

단하丹霞天然(738~824)은  춥다고  법당의  목불木佛을

도끼로  쪼개어  캠프파이어를  해버렸지요.

놀란  주지가  억장이  막혀  발을  구르자  태연히, 

“우리  부처님  사리가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해서......”  라면서  재를  뒤적였답니다.

초자연적  실재도  없고,  초월적  깨달음도  헛소리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전부라는  가르침입니다.

실제實際를  아무런  두려움이나  공포  없이,  욕망의  흔적과  조바심없이  관觀할  수  있을  때, 

그곳이  곳  구원이고  法界라는  것.  진리란  피곤하면  눕고  졸리면  자는  것일  뿐, 

이  밖에  무슨  특별한  소식은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창고에  아무런  찌꺼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또  내일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도  않는  사람,

그  사람이  다름  아닌  부처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