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다.

바람은  곧  벌어질  준비에  바쁜  갈색

밤송이  끝에서  차갑다.

요즘  아침  산책은  봉재산  자락에  짓고  있는

고층  아파트  공사장을  에둘러서  오른다.

봉재산을  아파트가  에워싸기  전

눈에  넣어두려는  애집이기도  해서다.

그리고  터널  위로  펼쳐진  작은

갈대밭을  지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갈대밭은  내  중년의  꿈만큼이나  적당한  평원에  펼쳐져  있다.

지난  주말  드렁칙꽃  진  자리에

건강한  칡꼬투리가  주렁  열려  있고

숲에선  풀벌레  소리  부지런하다.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자연은,

겸손하고  부지런한  자에게  건네시는

하나님의  조용한  선물이다.